생태학교 숲

숲을 선물하다 숲과 함께 자라다

응봉 유아숲체험원
그렇게 기다리던 꽃이 피기 시작했습니다. 언제나 겨울의 끝자락에 서면 봄소식을 기다렸지만, 올해는 좀 더 꽃이 그리웠습니다. 올해의 꽃마중은 응봉근린공원의 유아숲체험원으로 나가 보았습니다. 아이들이 만나는 숲은 어떤 모습으로 봄이 오고 있을까요?
유민경 사진 봉재석
생태학교 숲 1
흙장난, 나무 장난, 숲 장난
도시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줍니다. 특히 어린아이가 있는 가정은 의료나 교육의 기반이 잘 갖추어진 대도시를 선호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부모님이, 우리가 즐겼던 자연과 함께 하는 놀이는 어려운 것도 현실입니다. 놀이터에는 더 안전한 놀이기구가 생겼지만 바닥은 모래 대신 탄성이 좋은 우레탄이 포장되며 흙을 보기 힘들어진 곳이 많습니다.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다지만, 어쩐지 아쉽고 미안한 마음은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용산구의 유아숲체험원은 응봉근린공원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유아들이 자연 속에서 좀 더 다양한 교육을 받고, 숲을 체험하며 다양한 긍정적 자극을 통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만든 유아숲체험원입니다. 한남테니스장에서 시작되는 길은 아이들도 큰 어려움 없이 올라갈 수 있도록 산길이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 길을 따라 조금만 걸으면 ‘숲속 작은 도서관’이 있습니다. 어린이를 위한 책은 물론 어른들을 위한 책이 준비되어 있어 숲속에서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도서관 바로 옆에는 작은 나무 징검다리와 그네들이 자리 잡았습니다. 봄에는 꽃 아래서, 여름에는 나무 그늘 아래서, 가을에는 낙엽 속에서 그네에 앉아 책을 보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이곳을 찾았을 때는 이른 봄이었지만 노란 꽃망울이 제법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4월이면 다양한 꽃이 만개해 있을 것 같습니다.
선생님 손잡고, 아빠 손잡고
생태학교 숲 1
유아숲체험원에는 경사놀이터, 숲소리음악대, 인디언집 같은 아이들을 위한 놀이자리들도 있습니다
무당개구리 연못과 생태연못 같은 작은 물자리도, 숲 속에서 나무들과 벌레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배울 수 있는 자리도 있습니다. 올해 유아숲체험원은 3월 15일부터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주중에는 어린이집, 유치원 등 정기참여기관이, 주말에는 개인 및 단체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현재 단체 및 기관 이용은 예약이 모두 완료되었고, 개인이나 가족 단위의 이용은 용산구청 공원녹지과에 문의하면 이용방법을 안내해 드립니다. 주중에는 숲체험 활동 경험이 없는 유아교육기관의 아이들이 유아숲지도사의 지도를 따라 숲체험을 할 수 있는 ‘기본숲체험반’과 이미 숲을 체험한 아이들은 담임 선생님 또는 유아숲지도사와 함께 활동하는 ‘자율숲체험반’이 있습니다. ‘코로나19 대응 산림교육치유 프로그램 운영 가이드라인’에 따라 참여 인원을 조정하고 방역수칙을 준수하니 안심해도 좋습니다.
친구들과 흙장난을 하고, 가족과 함께 개울가에서 물장구치던 기억을 간직한 어른들이 많습니다. 어린 시절 자연과 함께 한 기억은 평생의 자산이 됩니다. 봄을 맞아 아이와 함께 도심 속 숲을 찾는 주말은 어떨까요? 아이들에게 푸른 숲을 선물하는 멋진 주말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