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리포터

일상의 피로를 풀어 주는
남산야외식물원

용산명예기자 김혜연
식목일 나들이, 남산야외식물원 어때요?
꽃샘추위도 물러가고 본격적인 봄을 맞이한 4월의 하늘은 참 푸르다. 4월 5일은 식목일로, 나무 심기를 통해 쾌적한 생활환경을 조성하고 산림자원 육성을 촉진하기 위해 제정된 날이다. 식목일은 과거 공휴일로 지정되어 나무를 심으러 가는 가족과 친구들의 모임으로 붐볐으나 2006년도 공휴일에서 제외되며 ‘식목일’의 존재가 점차 잊히고 있다.
1946년부터 역사가 깊은 ‘식목일’의 유래는 다양하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4월 5일 식목일은 신라가 당나라의 세력을 한반도로부터 몰아내고 삼국통일의 성업을 완수한 677년(문무왕 17) 2월 25일에 해당하는 날이며, 또한 조선 성종이 세자·문무백관과 함께 동대문 밖의 선농단에 나아가 몸소 제를 지낸 뒤, 적전(籍田)을 친경(親耕)한 날인 1493년(성종 24) 3월 10일에 해당되는 날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서울 도심 속 쾌적한 산림자원은 어느 곳에 있을까? 이제 막 피어나는 꽃봉오리, 사시사철 푸른 소나무와 대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는 곳, 바로 ‘남산야외식물원’이다.
환경과 생태까지 돌아보는 산책길
남산야외식물원을 향해 가는 길은 즐거웠다. 경리단길의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를 즐기며 길을 오르다 보면 서울 도심 한가운데의 숲을 맞이할 수 있다. 이제야 막 봄을 맞이한 식물원 전경은 겨울의 흔적과 봄의 시작이 함께 어우러져 있었다. 떨어진 지 꽤 되어 보이는 낙엽 사이로 파릇한 새싹이 올라 나오고 아직 채 못 핀 꽃봉오리가 눈꽃처럼 마른 가지에 돋아나 있었다.
식물원은 남산 둘레길과 함께 위치하여 실개천, 팔도소나무단지 등 꽤나 넓은 면적을 자랑한다. 코로나19로 답답한 일상에 잠시나마 산책을 나온 듯 제각각 마스크를 쓴 채 식물원을 거니는 시민들이 많았다. 반려동물과 함께 산책 중인 시민들도 많았으나 과거처럼 돗자리를 펴고 편히 휴식을 즐기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어 코로나19 없는 세상이 더욱 그리워지기도 했다. 식물원 내부에는 남산공원 유아숲체험원이라 하여 아이들이 자연과 함께 놀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으나 코로나19로 굳게 문이 닫혀 있던 상태였다. 남산야외식물원에는 나무 종류가 총 129종, 풀 종류는 140종으로 무수히 많은 식물이 숨 쉬고 있다. 특히 팔도소나무단지는 2000년대 초 조성된 소나무 숲인데, 당시 전국의 16개 광역시도 출신의 소나무를 가져와 심었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일까? 같은 소나무임에도 서로 다른 기상을 뽐내는 소나무들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식물원에는 소나무가 훤히 보이는 연못 또한 위치하고 있는데 자세히 보자니 개구리 몇 마리가 연거푸 볼을 부풀리기도 했다. 4월 중에는 벚꽃과 꽃이 한아름 피어나기도 할 테니 더욱더 풍성해질 식물원의 전경이 기대된다. 4월 5일 식목일, 더 이상 공휴일은 아니지만 우리 환경과 생태계를 되돌아보는 마음으로 남산야외식물원을 방문해 보는 것은 어떨까? 매시간 푸르렀던 소나무와 이제 막 피어나는 새싹들이 지친 우리의 일상을 달래 줄 것이다.
남산야외식물원
주 소 용산구 소월로 323(이태원2동)
입 장 료 무료
운영시간 연중 00:00~24:00
문 의 ☎ 02-798-3771

10년 동안 꼭꼭 말아 지켜 온 우리 모두의 한 끼

10년간 우리 모두의 한 끼를 꼭꼭 말아 온 엄마 손맛 김밥집이 오래도록 우리 마을과 함께하길 바란다
용산명예기자 지승원
고소한 김 위에 모락모락 김이 나는 따뜻한 흰 쌀밥, 그리고 그 위에 갖은 채소들을 얹어 꼭꼭 말면 든든하게 한 끼 해결할 수 있는 김밥이 완성된다. 그렇게 손님들의 하루가 든든하게 채워질 수 있도록 10년간 매일 깜깜한 새벽을 열어 온 우리 동네 ‘엄마 손맛 김밥’.
사장님은 기억을 못하셨지만 약 4년 전에 만삭의 몸으로 간단히 한 끼를 해결하고자 이 김밥집을 처음 찾았다. 단무지를 뺀 치즈 김밥 한 줄을 주문했다. 단무지가 없는 치즈 김밥은 말아 놓은 게 없다고 하시며 바로 말아 주셨는데 단무지를 뺀 자리가 허전하다며 달걀 지단을 두 개나 넣어 주셨다. 그날의 난 온 종일 누구와도 대화를 나눌 기회가 없었는데, 사장님 부부가 김밥을 만들면서 순산하라고 응원도 해주셨다. 짧은 대화였지만 두 분의 미소와 응원의 말이 큰 힘이 되었다. 그리고 아이를 낳은 후 지금까지 엄마 손맛 김밥집 김밥을 아이와 함께 맛있게 먹고 있다.
사장님 두 분은 그렇게 10년 동안 한자리에서 수많은 이들의 든든한 한 끼를 담당해 왔다. 처음 시작부터 지금까지 딱 김밥 다섯 종류만을 판매한다. 김밥을 먹어 본 지인들은 하나같이 집에서 엄마가 만들어 주시는 김밥 맛이 난다고 했다. 요즘에도 근처를 지나다가 엄마 손맛 김밥집을 보면 항상 줄이 길어서 코로나19 중에도 역시 맛집은 다르다 싶었다. 그런데 사장님 부부와 대화를 나눠 보니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주문이 절반가량 줄었다고 한다. 요즘같이 따뜻한 날씨엔 야외 활동이나 모임으로 김밥 단체 주문이 많았는데 그 주문이 뚝 끊긴 것이다. 또 어려움은 한꺼번에 온다고 했던가. 김밥의 주재료인 쌀값도 포대당 9천 원이 올랐고 채소들의 가격도 많이 올라서 8년 동안 유지해 온 가격을 올려야 하나 고민이라고 하셨다.
조원희 사장님은 “그래도 소상공인 지원 덕분에 버텼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또 “지금까지 엄마 손맛 김밥을 이어 올 수 있었던 것은 고마운 손님들이 있기 때문”이라며 10년 장사의 비결로 ‘손님들과의 인연’을 꼽았다. “매일 새벽 일터에 가기 전 찾아주시는 손님, 먼 곳으로 이사를 해서도 아이가 우리 집 김밥만 먹는다며 수고로운 걸음을 마다하지 않는 손님, 바쁜 날 함께 채소 손질을 도와주는 손님, 또 이렇게 짧은 대화가 인연이 되어 기사를 써 주는 손님까지 모두가 소중하다”며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사라져 어려움을 겪는 모든 소상공인이 활기를 찾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10년간 우리 모두의 한 끼를 꼭꼭 말아 온 엄마 손맛 김밥집이 오래도록 우리 마을과 함께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