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법률 Q&A

친족상도례와 가족 간 범죄

유명 방송인이 형제로부터 재산상 피해를 크게 입었다는 소식이 매스컴을 달구고 있습니다. 형사고소를 했다고 하니 수사 결과에 따라 진상이 밝혀질 것입니다. 그런데 과연 친족 간의 재산 범죄에 법은 어느 정도까지 개입해야 하는 것일까요? 친족상도례(親族相盜例)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남승한 변호사의 증명사진
형법은 가족 간의 문제는 최소한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강도죄와 손괴죄가 아닌 재산죄의 경우 친족 간의 범죄는 아예 형을 면제하거나 친고죄로 하고 있습니다. 직계혈족(부모와 아들은 직계혈족, 형과 동생은 방계혈족), 배우자, 동거친족, 동거가족 또는 그 배우자 간 재산죄의 경우 형을 면제합니다(아예 처벌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반면, 동거친족이나 동거가족이 아닌 친족 간의 범죄는 친고죄로 정하고 있습니다(고소를 해야만 처벌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사례1]
22세, 대학생인 A군은 여자친구의 생일선물을 사 주기 위해 어머니의 지갑에서 100만 원을 훔쳤습니다. 어머니는 나중에 아들이 지갑에서 돈을 훔쳐 간 것을 알았는데, A군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 다닐 적부터 어머니의 돈에 손을 대는 것을 그냥 둔 일이 아들을 망쳤다고 생각해 이번에는 처벌을 받고 정신 차리도록 하겠다는 생각으로 A를 경찰에 고소하였습니다.
A군과 어머니는 직계혈족이므로 A군이 어머니의 돈을 절취했다고 해도 절도죄로 처벌할 수가 없습니다. 어머니가 고소를 해서 처벌을 해 달라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례2]
부모, 형, 형수와 함께 살고 있는 22세 대학생 B군은 여자친구의 생일 선물을 사 주기 위해 직장에 다니는 형 C의 지갑에서 100만 원을 훔쳤습니다.
B와 C는 형제지간이므로 방계혈족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B와 C는 동거하고 있는 친족이므로 이 경우도 사례1과 마찬가지로 B군을 절도죄로 처벌할 수 없습니다. B군의 형인 C가 고소를 해도 B를 처벌할 수는 없습니다.
[사례3]
부모와 함께 살고 있는 22세 대학생 D군은 결혼 후 분가해 살고 있는 형의 집에 놀러갔다가 형 E의 지갑에서 100만 원을 훔쳤습니다.
사례3은 언뜻 보면 사례2와 동일한 것 같으나 D군의 형이 분가하여 살고 있으므로 D와 E는 동거친족이 아닙니다. 따라서 형이 면제되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 경우 형인 E가 고소해야만 동생을 처벌할 수 있습니다.

최근 크게 이슈가 된 연예인 가족 간 재산범죄는 두 형제가 동거하고 있는 가족이 아니므로 동생이 형을 고소하면 처벌을 할 수 있는 범죄입니다. 따라서 친족상도례에 의해 형이 면제되는 경우가 아닙니다. 또 조사 결과를 봐야 하겠지만 피해자가 개인이 아닌 연예기획사인 법인일 수도 있어서 경우에 따라서는 아예 친족상도례가 적용될 여지가 없는 경우일 수도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죄가 인정되면 처벌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사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