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마당

5월, 어버이날을 기다리며...

이촌제1동 이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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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을 맞아 주말에 고향에 갔더니 어머니가 꼭 챙겨 가라며 미리부터 마늘이니 고춧가루니, 이것저것 봉지에 싸시느라 정신이 없었다. 당신이 농사지은 것인데 쌀 한 톨이라도 더 챙겨 주시려는 마음에서다.
보따리를 다 싸신 뒤 어머니가 세수를 하려고 마당 한 켠의 우물가로 나오셨다. 어머니는 “에고, 허리야” 하시며 발을 씻기 위해 양말을 벗으셨다.
순간 나는 세숫대야 물에 발을 담그시는 어머니의 발바닥을 보고 멈칫했다. 그동안 관심조차 두지 않던 어머니의 발바닥. 저녁나절 어스름한 형광등 불빛 아래 보인 어머니의 발바닥은 거북등처럼 갈라져 있었다.
아, 어머니…. 눈물이 고였다. 그렇게 많은 세월을 논밭에 나가 일하시느라 갈라 터진 어머니의 발바닥에서 나는 당신의 고단했던 지난 삶을 읽었다.
아버님 작고하신 뒤 수십 년간 홀로 고향집을 지키며 자식들 잘 되기만 바라시던 어머니. 그 거북등처첨 갈라진 발바닥을 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어머니에게 다가가 “제가 닦아 드릴게요”라며 나섰다. 어머니는 “아녀야, 텔레비나 봐. 너도 피곤하잖여” 하시며 발을 빼신다. 아들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쑥스러우셨던 게다.
어머니와 잠시 실랑이를 한 끝에 당신의 발을 닦아 드렸다. 거칠고 갈라졌지만 한없이 따스했다. 어머니는 시원하다며 좋아하셨다. 발을 씻겨 드리며 마음속으로 “감사합니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어머니”라고 몇 번이나 되뇌었다.
이제 어버이날이 있는 5월이 다가온다. 다시 한번 당신의 노고에 감사와 존경과 사랑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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