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On-Air

도시의 오랜 기억 성찰의 빛으로 풀어내다
용산도시기억전시관

도시는 영광과 아픔이 교차 반복되며 발전해나갔다. 용산의 발전에도 빛과 그림자는 함께했다. 지난 4월 1일 용산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살피며 미래를 그릴 수 있는 공간이 문을 열었다. 용산도시기억전시관은 용산이 이룬 성장과 시행착오를 가감 없이 보여주며 성찰과 교훈의 장을 마련해 주고 있다.
글. 석수영 사진. 봉재석
산책하듯 거닐며 용산 변천사를 살피다
메인 홀에 들어서자 푸르게 빛나는 9개의 기둥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미디어 폴에 스테인리스 거울이 결합된 기둥은 용산참사가 일어났던 남일당 건물의 옥상 망루에서 착안해 만든 작품으로 도시의 아픔을 상징한다. 화려한 불빛에 가려 있던 도시의 아픔과 마주하는 순간, 이곳이 용산의 빛과 그림자를 보여주는 전시관임을 알 수 있다. 1층은 크게 ‘기억방’과 ‘산책방’으로 구분돼 있다. 전시물 특성에 따라 방을 구분했지만 각 공간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천천히 전시관을 거닐며 용산의 변천사를 살필 수 있고 더 나은 미래를 모색할 수 있다. 용산도시기억전시관은 도시 변천사라는 자칫 무겁게 느낄 수 있는 주제를 예술적이고 동적인 방식으로 풀어나간다. 관람객들은 다양한 영상과 사진, 조형물을 보고 듣고 느끼며 수백 년에 걸쳐 이뤄진 용산의 변화를 생생히 경험한다.
‘용산 도시, 땅의 기록’은 용산 지형 모형 위에 시대별 지도를 맵핑 영상으로 연출해 용산의 과거와 현재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주요 전시물 옆에 있는 QR코드도 눈여겨볼 점이다. 전시물에 대한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 장치로 QR코드를 통해 큐레이터의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전시장을 천천히 건닐며 도시의 역사를 귀로 듣고 눈으로 즐기는 시간을 가지면 된다.
‘용산참사’의 상처를 되짚으며 성찰하는 공간
용산도시기억전시관은 조선시대,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이후 등 시대에 따라 역할과 모습을 달리한 용산을 파노라마 형식으로 정리해 놓았다. 일제강점기에는 일본군 병영으로, 한국전쟁 이후에는 미군에게 공여된 용산의 쓰라린 상처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100년 넘게 외세에게 점령당했던 부지가 용산공원으로 조성된다는 사실은 뜻깊다. 전시장 한편에 마련된 나무 조형물은 바람직한 용산공원 조성을 관람객들과 함께 바라는 공간이다. 관람객들은 ‘모두가 바라는 용산공원’을 포스트잇에 적어 나무 조형물에 붙여놓을 수 있다.
용산도시기억전시관의 가장 큰 특징은 2009년 1월에 일어난 ‘용산참사’의 상처를 되짚으며 성찰하는 공간이란 점이다. ‘용산 도시 기억방’ 입구에는 ‘이 참혹한 참사를 기억하는 것은 불행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다짐이다’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용산 도시 기억방에 전시된 예술작품과 기록물들은 지난 반세기 동안 무분별하게 이뤄졌던 서울시 도시 재개발 재정비의 역사를 함께 반성하고 성찰하기를 이야기하고 있다.
도시 변천사를 능동적으로 찾아보다
관람객들은 2층 기록방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용산의 역사를 탐구할 수 있다. 용산공원 소통공간은 ‘캠프킴 용산공원 갤러리’와 ‘녹사평역 용산공원 플랫폼’에 대해 소개하며 많은 시민들이 소통공간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게 돕는다. 용산기지 아카이브에서는 용산병영·용산기지에 관한 해외기록물(서울시 및 전문가 수집 자료)과 다양한 도서·자료를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다. 능동적으로 용산의 변천사를 살피고 싶다면 2층의 자료를 적극 이용해 보기를 권한다.
도시는 자본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공간이다. 그러나 그전에 우리가 기억해야 할 점이 있다. 도시에는 사람이 살고 누군가의 삶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용산도시기억전시관은 용산이, 나아가 도시가 사람과 인권이 존재하는 공간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용산도시기억전시관 이용 안내
위 치 서울 용산구 서빙고로 17 용산센트럴파크 해링턴스퀘어 공공시설동 1·2층(1호선 용산역 1번 출구 도보 5분, 4호선 신용산역 2번 출구 도보 3분)
운영시간 화 ~ 토(10:00~19:00) / 매주 일·월요일, 법정 공휴일 휴관
관람인원 회차 당 최대 25명
관람시간 1차(10:30~12:00), 2차(13:30~15:00), 3차(15:30~17:00), 4차(17:30~19:00)
관람방법 자유 관람(오디오 도슨트 제공)
관람요금 무료
문 의 ☎ 02-3785-2590

1. 기억의 숲 미디어 조형물은 아홉 개의 미디어 폴에 스테인리스 미러가 결합돼 있다

2,3. ‌용산 도시 기억방에 전시된 예술 작품들은 서울시 재개발 재정비의 역사를 함께 성찰하자고 권한다

4. 관람객들은 2층 기록방에서 용산의 역사를 적극적으로 탐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