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리포터

우리 동네 제로 웨이스트
카페 탐방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사 마셨을 때 나오는 플라스틱 컵이 만만치 않습니다. 각종 플라스틱과 쓰레기를 줄이자는 ‘제로 웨이스트’ 운동이 활성화되는 가운데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할 수 있는 카페를 방문해 다양한 방법을 살펴보았습니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변화하고 실천해야 할 때, 지구를 지키기 위한 제로 웨이스트 이야기를 나눠 봅니다.
용산명예기자 지승원
제로 웨이스트를 위한 노력
코로나19로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덩달아 생활 쓰레기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환경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생활 쓰레기 중 재활용 쓰레기는 코로나19 이전과 대비해 18.1%가 증가했고, 그중 일회용 용기 등에 쓰이는 플라스틱 쓰레기 역시 전년 동월 대비 9.1%가 증가했습니다.
개인이 일상에서 쓰레기를 줄일 방법을 고민하던 중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를 지향하는 카페가 있다고 해서 찾아가 보았습니다. 제로 웨이스트란 쓰레기를 ‘0(Zero)’으로 만드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즉 ‘배출되는 쓰레기를 최소화하자’는 다짐입니다. 남산공원 입구 근처에 있는 서스테이너블 해빗(서울시 용산구 소월로2길 5)이라는 카페는 카페 자체보다는 매장 곳곳에서 제로 웨이스트를 위한 노력이 눈에 띄었습니다. 입구로 들어가자마자 텀블러 보관장이 있었습니다. 음료를 포장할 때 나오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의 사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번거로움을 감수하고 개인 텀블러를 이용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종종 텀블러를 가지고 오는 걸 잊을 수 있는데요, 그럴 때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텀블러를 보관해 주고 있습니다. 텀블러를 이용해 음료를 구매하면 500원을 할인받을 수 있습니다. 단, 텀블러 역시 다양한 소재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공장에서 생산될 때와 쓰임을 다 했을 때 배출되는 것까지 생각한다면 최대한 오래(최소 39회 이상)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상 속 작은 실천이 만드는 지구 보호
매장 한쪽에는 세탁세제, 섬유유연제, 주방세제를 병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한 리필스테이션(Refill Station)이 있습니다. 세제를 다 사용한 후에 병을 씻어서 건조한 후 다시 이곳에 가져와 원하는 세제를 충전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매번 세제를 구매할 때 함께 구매했던 플라스틱 통 없이 세제만 구매할 수 있습니다. 최근엔 서울시와 녹색서울시민위원회가 ‘무포장 생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무포장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이곳도 활발히 이용되었으면 합니다. 세제를 충전하는 기계 옆에는 입지 않는 옷을 기부할 수 있는 기부 상자가 있습니다. 유행에 따라 계속해서 옷을 생산하는 ‘패스트 패션(Fast Fashion)’ 역시 옷의 생산과 폐기에 따른 환경오염을 일으킵니다. 하지만 이렇게 기부되어 필요한 사람에게 다시 판매된다면 버려지는 옷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대나무로 만든 칫솔, 빨대를 비롯해 밀랍 랩, 수세미 등 친환경 제품들도 쉽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편리하지만 짧은 시간 사용되고 버려지는 일회용품을 대신해 사용할 수 있는 다회용 제품들도 다양하게 있습니다. 또 일회용 플라스틱 음료 컵을 세척할 수 있는 기계도 매장 한쪽에 놓여 있습니다. 주변 카페들로부터 수거된 컵을 세척, 가공해 만든 가방도 구매할 수 있습니다. 환경을 위해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는 비건(Vegan)도 점차 늘고 있는데요, 이곳은 제로웨이스트를 지향하는 카페인 만큼 비건 디저트도 함께 판매하고 있습니다. 우유, 버터, 달걀 등의 동물성 재료 대신 아몬드, 코코넛 오일 등을 활용한 디저트가 있었습니다.
저 역시 일상에서 쓰레기를 최소화하는 생활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샴푸, 린스, 바디워시를 고체비누 하나로 바꾸고, 물티슈 대신 약간은 번거롭지만 빨아서 사용하는 손수건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완벽한 제로 웨이스터 한 명보다 일상에서 쓰레기를 조금씩 줄여 나가는 다수의 영향이 훨씬 크다고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동네 제로 웨이스트 카페 ‘서스테이너블 해빗’처럼 환경을 생각하는 가게들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