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리포터

온 마을이 키우는 아이 그리고 마을꿈샘
평범한 마을 주민의 마을 강사 ‘마을꿈샘’ 도전기

나의 어렸을 때를 돌이켜보면, 어른으로서 아이들에게 미안한 점이 참 많다. 코로나19로 인해 밖에서 맘껏 뛰놀지 못하는 아이들은 어디에서 무얼 할까? 마을꿈샘 강사로 활동하기 전에는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다. ‘아이 하나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말도 있다. 코로나19 이후 어린이의 일상을 생각해 볼 계기가 된 나의 마을꿈샘 체험기.
용산명예기자 지승원
어린이 환경 수업을 진행한다고요?
마을꿈샘은 ‘마을의 주민이 우리동네 아이들의 선생님이 된다’라는 취지의 프로젝트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교육 콘텐츠를 보유한 사람이면 누구나 마을, 그리고 연계된 학교에서 수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아이를 낳은 이후 환경에 더욱 관심이 생겨 소소하게 일상에서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을 영상으로 담아 유튜브 채널에 올려왔는데, 그 콘텐츠가 이런 기회로 이어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또 한편으로는 우리가 물려준 지구에 살아갈 학생들과도 환경 이야기를 나누고픈 마음이 늘 있었는데 ‘마을꿈샘’이 정말 좋은 기회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을꿈샘이 되기 위한 험난한(?) 과정
마을꿈샘 강사로 활동하려면 마을강사 기본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되어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해 모두 비대면으로 진행된 교육은 4주에 걸쳐 7차례 진행되었다. 총 14시간가량의 수업을 듣고 난 후에도 아직 나에겐 직접 수업을 꾸려 시연해 보이는 ‘강의 시연’이라는 관문이 남아있었다. 설레는 마음 반, 떨리는 마음 반으로 USB에 나의 수업 내용을 담아 약속된 장소에 수업을 선보이러 갔다. 오랜 기간 어린이와 함께 환경 수업을 진행한 전문가와 초등학교에서 수년간 수업을 진행한 교사가 내 강의를 보고 그 자리에서 바로 전문적인 조언을 주었다. 환경 교육과 더불어 어린이들과 직접 만나게 되는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어린이의 세계를 미리 알았다면…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으로 진행된 첫 수업 날, 처음 마주한 우리 마을 주변 초등학생들은 한 마디로 귀여웠다. 그래서였을까 난 학생들에게 유아에게 말하듯 수업을 진행하는 실수를 했다. 선배 마을꿈샘 강사가 수업 중 채팅으로 여러 번 이 부분을 조언했는데, 난 너무 긴장한 나머지 수업 중간에 채팅창을 열어볼 정신도 없었다. 한 학생이 채팅창에 질문한 것도 답변되지 않은 채 남겨져 있어서 아쉬움을 더했다. 학생들은 내 예상보다 수업에 더 열심히 집중해 주었고, 또 오히려 “친절히 설명해 주어서 고맙다”라고 말해주었다. 수업 후 여러 아쉬운 점을 토로하는 나에게 “수업 흐름은 괜찮았다”라며, “대면 수업이었으면 조금 더 수월했을 것”이라는 선배 마을꿈샘 강사의 말이 위로되었다. 마을꿈샘 수업 이후 밖에서 마주하는 우리 마을 어린이들이 달리 보인다. 마을꿈샘이 마을과 나의 연결점을 만들어준 셈이다. 앞으로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갈 우리 마을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