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 용산

수능 날의 긴장, 어떻게 풀까?
수능 선배들에게 듣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이 11월 18일로 예정된 가운데 용산구 내 수험생들을 응원하기 위해 숙명여자대학교 수능 선배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자신들이 겪었던 수능을 떠올리며 나름대로 터득한 노하우 전수와 함께 일명 ‘코시국’ 속 대학생활 이야기도 들려준다.
취재 김혜연(용산명예기자)
Q 수능, 그날이 기억 나나요? 당일의 에피소드를 말씀해주세요.

전지원 지금은 수능을 본 지 약 1년이 되어 가는데, 그날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나요. 일단 수능 시험장에 들어갈 때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시험장 앞에는 사람들이 북적였는데, 저희 부모님께서도 시험장 앞까지 배웅을 해주셨어요. 어머니가 싸주신 도시락을 들고 응원을 받으면서 시험장에 들어가는데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고요. 그 눈물에는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과 동시에 시험에 대한 두려움, 결과에 대한 걱정 등 여러 가지 감정들이 뒤섞였던 것 같아요. 그렇게 수험표를 들고 교실에 들어갔는데 제 앞자리에 할머니가 앉아 계셨어요. 할머니께서는 돋보기로 영어 지문을 읽고 계셨는데, 열심히 준비하시는 모습을 보고 큰 자극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Q 나만이 알고 있는 수능 꿀팁이 있다면?

이가은 수능 중간에 친구랑 답을 맞춰보지 않는 것이라 생각해요. 사실 저는 친구랑 쉬는 시간에 만나서 답을 한두 개 맞춰보기는 했는데, 두 번째 수능 때는 정말 모든 걸 쏟아부어서 틀려도 덤덤하게 받아들일 각오가 있었기에 그럴 수 있었거든요. 그런 게 아닌 이상은 절대 답을 맞추면 안 돼요. ‘내가 왜 답을 그렇게 썼을까?’,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을까?’ 그런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다음에 시험 보는 과목에 집중할 수 없어요.
전지원 제가 생각한 팁은 소음에 대비하는 것입니다. 생각보다 시험장에서의 나는 평소보다 몇 배로 예민해지게 돼요. 수험생들이 답안지를 교체해달라는 소리, 필기구를 떨어뜨리는 소리, 심지어는 옆자리 수험생이 시험지를 넘기는 소리까지 모든 소음이 신경 쓰이기 시작해요. 만약 자신이 이런 소음에 민감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 이어플러그를 준비하는 걸 추천해요. 단, 이어플러그는 감독관마다 사용 가능 여부가 상이하니 시험이 시작하기 전 감독관에게 꼭 허락을 받고 사용하셔야 합니다.
김혜연 저는 수능 당일에 내가 무엇을 할지 쉬는 시간에도 할 일을 정해서 했어요. 예를 들어서 ‘4교시 시험이 끝난 후, 점심을 먹고 운동장 한 바퀴 돌기’와 같이 쉬는 시간조차 제가 자발적으로 고민하는 시간을 줄여서 외부환경에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모든 순간을 계획했었어요. 저는 생각이 많은 편이라 지금 생각해 보면 이런 방법들이 정말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아요.
Q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수험생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이가은 아무래도 마음을 편히 가지는 거죠. 사실 이게 가장 어려운데, 의식적으로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막바지라고 평상시 안 보던 책을 읽거나 인강을 다급하게 해치우려는 태도는 좋지 못한 것 같아요. 그러면 내가 못한 것만 생각나고 조급하고 불안해져요. 내가 지금 가장 잘할 수 있는 부분은 더 견고하게 만들고, 부족한 부분은 아주 조금이라도 좋으니 채우는 식으로 해나가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Q 코로나19 이전과 이후, 대학생활은 어때요?

김혜연 저는 코로나19 이전과 이후 대학생활을 모두 겪어보았는데, 사실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그래도 예전처럼 대학 친구들과 직접 만나 이야기하고 수업 끝나고 대학교 주변에서 밥 먹고 이야기하던 그때가 많이 그리워요. 대학을 다니는 방법이 많이 바뀐 것이죠. 그럼에도 대학에선 제가 할 수 있는 공부를 할 수 있어서 늘 즐거운 것 같아요. 공부를 하는 것이 즐겁고 그 자체가 제 삶의 양분이 되어가는 것이 느껴져요.
Q 혹시 작년 수능 경험자가 있나요? 그렇다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수능 준비 등의 특이점이 있었다면 무엇이었나요?

전지원 제가 고3일 때, 코로나19 상황이 처음 시작되었기 때문에 정말 많은 혼란이 있었어요, 수능 날짜가 연기되는 일도 있었고, 수능 시험장에 가림막 설치가 확정되는 일도 있었어요. 모의 수능을 볼 때는 수능이 시작되는 아침 시간부터 끝나는 시간까지 마스크를 착용하고 칸막이 책상에서 실전처럼 시험을 치렀어요.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 시험장에서 히터를 틀어서 숨이 조금 막힌다’, ‘3교시쯤 되니까 마스크 때문에 귀가 너무 아프다’ 등 문제들을 하나씩 체크하고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해보았어요. 모두가 이런 상황은 처음이기 때문에 알려줄 사람이 없어서 스스로 잘 챙겨야 했던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예비 대학생인 고3 친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요?

김혜연 여러분, 고민도 걱정도 지금은 너무 많죠. 그 고민과 걱정을 덜 수 있는 방법은 아마 여러분도 잘 알고 계실 거예요. 일단 하면 돼요. 며칠 안 남은 지금 이 시점에서 여러분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은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그저 쭉 하기 그리고 수능 당일에는 여러분이 아는 것들을 모두 풀고 오세요. 내가 아는 것들만 모두 맞아도 수능은 여러분에게 성공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