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마당

희망을 잃지 않는 삶

용산2가동 이기태
몇 해 전 봄, 우리 부부는 평택의 고향집 자갈밭에 복숭아나무, 밤나무, 배나무, 감나무를 사들고 내려가 정성껏 잘 심었다. 마음만 먹으면 한걸음에 달려갈 고향집이니 전원농장 가꾸듯 짬짬이 내려가 바람도 쐬자는 생각이었다. 첫해에 심은 나무엔 내 이름, 아내 이름과 아이들 이름을 새겨 표찰까지 만들어 달았다. 그러나 집 문제, 직장 문제, 대출 문제, 갑자기 뇌졸중으로 쓰러진 아버님 치료비 등이 살림을 더욱 어렵게 해서 나무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못했다. 그러다 작년 가을에 고향으로 내려가서 봤더니만 처음에 심을 때는 1m 조금 넘던 배나무가 훌쩍 자라 배가 30여 개나 다닥다닥 열린 게 아닌가. 주변의 밤과 감도 잘 열렸기에 너무 놀랐다. 마치 ‘재크의 콩나무’를 보는 것 같았다. 순간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어만 놓고 제대로 해 준 것도 하나 없는데 저 혼자 이렇게 무럭무럭 자라다니, 눈물이 핑 돌았다. 무심한 주인을 원망도 하지 않고 꿋꿋하게 자라 준 녀석들이 고맙기만 했다. 지금은 고향 집에 갈 때마다 나무부터 살펴본다. 그리고 “잘 지냈냐? 그동안 별일 없었지?”라며 인사를 건넨다. 그렇게 자란 나무들이 이제 내년 가을부터는 농약 한 방울 구경도 안 한 웰빙 과일을 선물로 줄 것이다. 자연과 대지와 나무는 참 대단하다.
기쁜 소식도 있다. 아내가 주택관리사 자격증을 따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취직을 했다. 맞벌이를 하게 되니 생활이 더 나아졌고, 저축도 늘어났다. 이제 우리도 머지않아 내 집 마련을 할 것이다.
멀리 고향집 산자락에서 묵묵히 우리 가족을 응원해 준 나무들 덕분에 우리도 언젠가는 인생의 꽃과 달콤한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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