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란도란 용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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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구에서 만나는 서울의 밤

서울의 중심에 있는 용산구는 낮보다 밤이 더 아름다운 동네다. 용산구 안에서도 특히 낮과는 다른 얼굴의 서울 야경을 만날 수 있는 명소가 있다. 남산을 조망하는 공원부터,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역사적 장소, 강물 위에 떠 있는 섬까지. 오늘 밤, 이 글을 본 당신의 발걸음이 어디로 향할지 궁금해진다.

글·사진. 백지연 용산구명예기자
야경이 아름다운 용산구 명소 세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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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을 마주한 언덕 위 정적 이태원 부군당 역사 공원

6호선 이태원역과 녹사평역 사이 숨겨진 골목을 오르다 보면 이태원 부군당 역사 공원이 나타난다. 규모는 작은 공원이지만,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남산N타워를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광객으로 항상 붐비는 남산과 달리 이곳은 남산타워를 조용하고 한적하게 감상하기 제격이다. 해가 지고 나면 남산N타워에 조명이 켜지고, 그 아래로 서울 시내의 불빛들이 하나씩 밝혀진다. 노을로 물들 때쯤, 공원 벤치에 앉아 서울의 중심을 멀리서 바라보면 휴식이 따로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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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기지의 잔상과 함께하는 밤 국립중앙박물관

4호선 이촌역과 가까운 국립중앙박물관은 낮에는 교육과 전시의 장에서 밤이 되면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특히, 박물관 뒤편의 계단에 오르면 용산기지와 어린이 정원이 어우러진 광활한 공간이 한눈에 들어온다. 어린이 정원은 예약제이며, 소수의 미군만 남아있기 때문에 유동 인구는 거의 없는데, 그래서인지 고요한 정원과 텅 빈 기지의 풍경이 대비를 이루면서 어쩌면 서울에서 가장 독창적인 야경을 만들어낸다. 이곳은 단순한 야경 명소가 아니라, 서울의 과거와 미래가 교차하는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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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위에 떠 있는 밤의 무대 노들섬

용산구 대표 문화 예술 기지인 노들섬은 다리 위에서 내려다보는 한강이 아닌 한강 위에서 올려다보는 서울의 밤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밤이 되면 이곳은 작은 섬 전체가 무대가 된다. 강을 가로지르는 차량의 불빛, 마포대교와 한강대교의 조명 그리고 섬 내부에서 열리는 공연이나 빛의 설치 미술이 시각적 풍경과 문화적 경험을 동시에 만들어낸다. 강바람과 함께 산책하거나 카페에 앉아 야경을 감상하는 순간, 이곳이 왜 서울의 특별한 야경 명소로 손꼽히는지 바로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