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듬뿍1
가을철 야외활동 후 고열과 검은 딱지,
쯔쯔가무시병 의심해야
야외활동이 활발해지는 계절, 풀숲에 서식하는 털진드기 유충으로 인한 감염병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 감기와 증상이 유사해 자칫 간과하기 쉬운 가을철 대표 감염병, 쯔쯔가무시병의 원인부터 증상, 그리고 슬기로운 예방법까지 함께 알아본다.
글. 강민서 순천향대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
단풍길 따라 살포시 찾아온 불청객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은 등산, 성묘, 벌초, 농작업 등으로 자연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계절이다. 하지만 이 시기에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작은 털진드기 유충이 옮기는 감염병인 쯔쯔가무시병도 함께 증가한다. 쯔쯔가무시병은 초기에는 감기나 몸살과 비슷한 증상으로 시작해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지만, 치료를 받지 않으면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감기 몸살인 줄 알았는데··· 쯔쯔가무시병의 정체
쯔쯔가무시병은 ‘오리엔티아 쯔쯔가무시’라는 세균에 감염되어 발생하는 급성 열성 감염병이다. 사람 간 전파는 되지 않으며, 병원균을 가진 털진드기 유충이 사람을 물면서 감염된다. 국내에선 주로 9월~12월에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며, 벌초나 성묘, 등산, 농사 등 풀숲에서 활동하는 경우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
쯔쯔가무시병 감염 후에는 보통 6~21일의 잠복기를 거친 뒤 증상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증상은 갑작스러운 고열과 오한, 두통, 근육통으로 일반적인 감기와 매우 비슷하다. 여기에 몸통에서 시작해 팔다리로 퍼지는 발진이 동반되기도 한다. 야외활동 후 발열이 지속되면서 이러한 검은 딱지가 발견된다면 반드시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
진단은 최근 야외활동 여부와 증상, 가피의 존재 여부를 종합적으로 확인한 뒤 혈액검사와 항체검사, 유전자 검사 등을 통해 이루어진다. 말라리아나 렙토스피라병, 신증후출혈열 등 다른 가을철 열성 질환과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정확한 감별진단이 중요하다. 특히 가피는 쯔쯔가무시병을 의심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다.
방심은 금물, 치료는 빠르게!
쯔쯔가무시병은 조기에 진단하면 항생제 치료만으로 대부분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독시사이클린 계열 항생제를 사용하며, 치료를 시작하면 1~2일 안에 열이 떨어지고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임산부나 소아에서는 다른 항생제를 선택해야 하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 적절한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반대로 치료가 늦어질 경우 폐렴, 심근염, 급성 신부전, 수막뇌염, 패혈성 쇼크 등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드물게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쯔쯔가무시병은 아직 예방백신이 없어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이다. 야외활동 시에는 긴팔과 긴바지, 장갑, 장화를 착용해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고, 진드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풀밭에 직접 앉거나 눕지 말고 돗자리를 사용해야 하며, 귀가 후에는 즉시 샤워하고 입었던 옷을
세탁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