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학교 숲

대나무 숲, 내 진심을 담다

이촌한강공원 대나무숲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몸과 정신 모두 지쳐가는 요즘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일상 속에서 여유와 치유를 더 간절하게 찾게 됩니다. 우거진 숲길, 대나무 숲 그리고 한강이 흐르는 이촌한강공원에서 두 가지를 모두 만났습니다.
용산명예기자 김기찬
생태학교 숲 1
대나무 숲에 말을 걸다
여러분은 대나무 하면 어떤 것이 떠오르시나요? 저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전래동화가 떠오릅니다. 최근에는 이 전래동화에서 유래되어 대학교 학생과 특정 직군 종사자들이 만든 ‘○○ 대나무숲’이라는 온라인 공간도 있습니다. 대나무숲은 이제 속마음, 스트레스, 한 등을 마음껏 소리치고 풀어낼 수 있는 공간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대나무는 올곧게 뻗어 자라는 특징 때문에 지조 있는 선비를 상징함과 동시에 절개와 정절, 청렴함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의미가 있는 대나무가 도심 속 산책로 주변에 한강 줄기를 따라 죽 나 있는 모습이 자칫 평범할 수 있는 산책에 특별함을 더해주는 느낌이었습니다. 이촌한강공원의 대나무숲에서 삼림욕을 즐기면서, 숲의 맑은 기운과 공기가 마스크를 통해 전해지는 것은 살짝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기분만큼은 확실하게 좋아졌습니다.
겨울에도 푸른 즐거움
농구장, 인라인스케이트장, 트랙구장 등 다양한 체육시설을 보유한 이촌한강공원은 시민들의 산책과 조깅 코스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자전거 대여소와 수상훈련장, 레저스포츠, 축구교실 등 다양한 스포츠를 배울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방역수칙에 따라 폐쇄되었지만 돗자리를 펴고 피크닉이나 캠핑을 즐길 수 있는 공간과 강줄기를 따라 길게 늘어져 있는 산책로도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주목해야 할 점은, 2019년 서울시에서 처음으로 이촌한강공원에 대나무숲을 조성하는 계획을 실행했다는 것입니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한강공원에 ‘한강 숲’ 조성 사업을 완료하며 1만 주를 넘는 수목을 공원에 심었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이촌한강공원의 대나무숲-완충 숲, 일명 댓바람 숲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한강 숲 조성 사업의 수혜를 받아 이용되지 않았던 기존의 대나무 녹지를 확장하여 사계절 내내 푸른 녹음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자 했습니다.
대나무 숲이 제공하는 피톤치드 농도는 도심의 7배라고 합니다. 숲이 주는 긍정적인 효과는 국민 1,559명을 대상으로 국립산림치유원에서 진행한 산림치유프로그램의 참여자들이 심리적, 생리적 개선효과를 보였다는 연구결과로 검증되기도 했습니다. 말하고 싶었으나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한 이야기, 후회되는 일을 이곳 이촌한강공원에서 훌훌 털어내고 건강과 함께 다시 일상으로 되돌아가는 터닝포인트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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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촌 한강공원은
면적 92만 2,185㎡(노들섬 12만 462㎡ 미포함)
길이 10.2㎞(중랑천교 앞 ~ 만초천교 앞)
주소 용산구 이촌로72길 62(이촌동 302-17)
이촌안내센터 ☎ 3780-05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