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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라는 존재의 무거운 어깨를 위로하자

이촌제1동 김일락

가까운 친구가 직장 구조조정 때문에 집에 들어앉은 지 1년 반이 다 돼 간다. 얼마 전에는 밤늦게 술에 거나하게 취해 전화를 걸어 왔다. 신세타령이 이어지고 참 우울하고 속상하다고 말했다.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은 가족을 향한 미안함과 아내의 따가운 시선이라고 했다. 남 일 같지 않아 마음이 무척 아프고 속상했다.
요즘 중년 남편들을 희화하는 유머들이 판칠 정도로 권위의 상징이던 아버지들의 뒷모습이 갈수록 초라해지고 있다. 직장에서는 상사 눈치 보랴, 똑똑한 후배들에게 치이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닌데 어떤 사람이 ‘아버지는 울 곳이 없어서 슬픈 사람’이라는 말을 했다.
정말, 아버지만큼 가깝고도 먼 존재가 또 있을까. 생전에 아버지가 툭 내던진 말 한마디가 두고두고 가슴을 적시며 행복할 때가 있다. 아버지는 보이지 않다가 사는 게 팍팍해질수록 생각나는 존재다. 지금이라도 아내와 아이들이 아버지의 초라한 어깨에 얹힌 삶의 무게를 보았으면 좋겠다. 아버지의 비애를 이해하며 그가 존경과 사랑의 대상이 되기를 기도하며, 주름진 얼굴에 행복한 미소가 감돌기를 바란다. 아내와 아들, 딸들이 가족에게 항상 듬직한 ‘통곡의 벽’이 되어 준 아버지를 오늘이라도 한 번 더 바라봐 주기를, 그리고 아버지의 무거운 어깨도 주물러 주기를 함께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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