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사람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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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스밀 작품들
만나러 오세요” 느루아트 정정애 대표

용산구 서계동에 20대 발달장애 청년 작가들을 위한 그림작업실 느루아트가 6월 20일 문을 열었다. 작가들은 작품 활동을 통해 개성을 표현하거나 그림 기법을 실험하고 메시지를 전하기도 한다. 공간을 이끄는 정정애 대표와 이야기를 나눴다. 글. 조한나   사진. 엄태헌

발달장애인을 위한 창작 공간

‘느리지만 천천히 스며드는 그림작업실’ 옆 사람과 경쟁하지 않아도 되고 누군가가 닦달하지도 않고, 그저 나의 속도대로 편안하게 작업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의 이 문장은 느루아트에 대한 소개다. 발달장애가 있는 13명의 청년 작가가, 앞선 설명 그대로 자유롭게 예술적 능력을 발휘하고 그 작품을 관람객에게 선보이는 곳이다.
“원래 이 자리는 서울시 소유 유휴공간 ‘감나무집’이었습니다. 작가들에게 안정적인 작업 공간이 필요하다는 데 용산구가 동의해 적합한 장소를 찾은 끝에 발견했죠. 미술 작업과 전시에 적합하도록 리모델링해서 1층 ‘작은 전시장’은 작가와 방문객을 위한 소통 공간으로 삼고, 2층은 청년 작가들의 전용 작업 공간으로 운영 중입니다.”
한정민, 이한얼, 이재영, 김승빈, 이승찬 작가까지 5인이 중학교 그림 동아리로 시작한 모임은 후배들의 합류로 점차 규모가 커졌다. 취미생활은 직업으로 발전해 어엿한 작가로 활동하게 됐고 저마다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이 모든 과정에 함께 한 정정애 대표는 느루아트에서 작품 활동을 도우며, 작가들을 위한 또 다른 길을 모색해 가고 있다.

모두가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거듭나길

“작가들 모두 느루아트에서 작업하는 것을 좋아하고 여기서 보내는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궁극적으로 느루아트가 작가들의 자립 역량을 키워가는 기반으로도 역할 할 것을 기대합니다.” 작가들은 느루아트에서 작품 활동과 동시에 타인과 교류하는 사회적 상호작용 기술을 강화하고 있다. 비장애인 또한 지역 안에 함께 살아가는 장애인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지우고 더불어 발맞춰 살아가려는 노력을 보여줄 때인 듯하다.
가을이면 느루아트는 전시실의 유리문을 활짝 열어두고 누구라도 가까이에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추후에는 비장애인 구민들도 모여 함께 미술 작업을 할 수 있도록 전체를 개방하는 것도 구상 중이다. “이 아름다운 공간을 차별 없이 모두와 나누고 싶습니다.” 느루아트가 용산구의 그림 사랑방으로 자리잡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