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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늦은 밤 종아리가 묵직하거나 다리가 자주 붓고 저리다면 하지정맥류를 의심할 수 있다. 초기에는 겉으로 티가 나지 않지만 조용히 진행되는 정맥질환이므로 조기 점검이 중요하다.
글. 장원호 순천향대학교서울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
우리 몸의 혈관은 크게 동맥과 정맥으로 구분한다. 정맥 혈액은 심장의 펌프질로 순환되는 동맥 혈액과는 달리 중력을 이기고 심장으로 들어와야 하기 때문에 정맥에 피가 역류하지 않도록 판막을 가지고 있다.
늘 오래 서 있거나 임신 등의 이유로 정맥의 판막이 헐거워지면 혈액이 심장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거꾸로 다리로 흐르게 된다. 정맥 혈액의 역류로 인해, 상대적으로 중력의 힘을 많이 받게 되는 양쪽 다리의 정맥압이 올라가고 정맥을 확장시킨다. 이렇게 확장된 정맥을 흔히 하지 정맥류라고 부르는 것이다. 환자들은 다리가 붓고 무겁고 저린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하지 정맥류는 구혈대를 이용해 정맥의 어느 부위에 이상이 있는지, 혹은 다리의 깊은 곳에 위치한 심부 정맥과 연결되는 교통정맥에 이상이 있는지 확인하고, 혈관초음파 검사를 통해 정맥의 기능적 이상을 정확하게 확인하고 진단한다.
하지 정맥류가 확인되면 일상생활에서 더 이상 정맥이 확장하지 않도록 조여 주는 압박 스타킹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압박 요법만으로도 정맥류로 인한 증상을 완화하고 질환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 수면 시에는 다리 밑에 베개 등을 괴어서 다리를 높게 하면 정맥 순환에 도움이 된다.
피부 아래 거미줄처럼 얇게 퍼져 있는 정맥류는 특히 여성들에게 많이 나타나며, 표재성 정맥류라고 부르기도 한다. 표재성 정맥류에는 혈관을 막히게 하는 경화제 주사로 혈관 경화 치료를 시행한다. 시술이 간단하고 효과적인 반면 정맥류가 완전히 없어지기까지는 최소 2개월 이상 걸리고, 때로는 반복적인 시술이 필요하다.
다리의 심부 정맥인 대퇴정맥과 표면의 정맥인 대복재정맥은 사타구니 부위에서 만나게 되는데 이 부위에는 표재 정맥 혈액이 역류하지 않도록 비교적 큰 판막이 있다. 이 판막의 기능이 떨어지면 심부 정맥 혈류가 표재성 정맥으로 역류해 사타구니부터 발목까지 심한 하지 정맥류를 유발한다.
이러한 경우에는 대퇴정맥과 대복재정맥이 만나는 부위를 차단하고, 대복재정맥을 제거하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병변이 있는 정맥 안에 가는 레이저 섬유나 고주파 기구를 넣어서 정맥을 태워 없애는 레이저 혹은 고주파 수술을 시행한다. 국소 마취로 수술이 가능하고 레이저나 고주파 섬유가 들어가는 부위의 주사 바늘 상처 외에는 흔적이 남지 않아 미용적으로도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수술 후 소작된 정맥이 다시 열려 재발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정맥류의 예방을 위해서는 꾸준히 움직여 주는 것이 좋다. 업무 중에도 가끔 다리를 마사지하고 발목을 돌리는 등의 운동이 필요하다. 의자에서 다리를 꼬고 앉으면 오금 부위의 정맥 순환이 차단돼 하지정맥류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다음호 예고 _ 2월호에는 ‘포도막염’을 주제로 한 건강 칼럼이 실립니다.